서로 다른 차별을 경험한 사람들은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까?

미리내 『보통이 아닌 날들』에서 대답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차별을 경험했다는 공통점에만 기대기보다, 서로의 역사와 생활이 어떻게 다른지 확인하며 연대할 수 있습니다. 『보통이 아닌 날들』의 공동 작업은 재일조선인 여성에서 아이누·오키나와·피차별부락과 필리핀·베트남 이주 여성으로 넓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진의 수와 의미부터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차이를 지우지 않고 각자가 자신의 경험을 표현할 수 있게 하는 일이 연대의 바탕이 됩니다.

미리내의 여성들이 가족사진을 모아 이야기를 나누자 오래 알고 지낸 동료들의 가족 관계와 성장 과정도 새롭게 보였습니다. 같은 ‘자이니치’라는 말 안에도 각기 다른 역사가 있었습니다. 연대는 이미 서로를 안다고 생각하는 데서 완성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 익숙한 이름 안의 차이를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하기와라 히로코와 황보강자의 대화는 가족사진 자체와의 관계도 다를 수 있음을 짚습니다. 고향에 사진을 보내던 이주 가족과 문화인류학의 촬영 대상으로 여겨졌던 아이누의 경험을 같은 것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참여 과정에서는 피차별부락 여성의 사진 경험이 재일조선인 여성과 다르다는 점도 드러났습니다. 공통의 작업은 이런 차이를 덮는 대신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황보강자는 ‘마이너리티 여성’이라는 말이 차별 사회에 이의를 제기할 때는 유효하지만 각자의 문제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차별을 단순히 몇 겹인지 세는 것만으로 삶을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이후 사진전과 워크숍, 북토크는 새로운 여성과 독자들을 만나는 자리로 이어졌습니다. 책이 보여주는 연대는 하나의 동일한 목소리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말을 듣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공동 실천입니다.

  1. 17~18쪽

    같은 이름 안에서 발견한 서로 다른 역사

    가족사진을 매개로 오래 알고 지낸 여성들의 삶을 새롭게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2. 272~274쪽

    차이를 확인하며 이어가는 공동 작업

    사진과 차별의 경험이 다름을 인정하며 연대를 모색하는 인터뷰를 읽습니다.

  3. 307~309쪽

    출간 뒤에도 계속된 표현과 만남

    한국어판 후기에서 사진전·워크숍과 독자 교류로 활동이 이어진 과정을 확인합니다.

앞으로도 차이를 확인하면서 공동 작업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 『보통이 아닌 날들』, 27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