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혁명은 1917년에 끝난 사건일까?

쉴라 피츠패트릭 『러시아혁명』에서 대답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이 책에서 러시아혁명은 1917년에 끝난 사건이 아닙니다. 쉴라 피츠패트릭은 구체제가 무너지고 새 체제가 굳어지는 격변을 하나의 과정으로 보며, 1937~1938년 대숙청까지를 혁명의 기간으로 잡습니다. 이는 모든 역사가가 동의하는 구분이 아니라 저자의 해석입니다. 혁명이 언제 끝났는지 묻는 일은 권력을 잡은 순간뿐 아니라 그 뒤에 어떤 사회를 만들었는지 함께 살피는 일입니다.

1917년 2월에는 군주제가 무너졌고, 10월에는 볼셰비키가 권력을 장악했습니다. 하지만 혁명의 끝을 10월에 둘지, 내전에서 승리한 때에 둘지, 스탈린의 변혁까지 포함할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저자는 혁명의 기간 자체도 해석의 대상이라고 설명합니다. 어느 시점에서 이야기를 끝내느냐에 따라 혁명이 남긴 변화와 책임을 평가하는 범위가 달라집니다.

저자는 레닌 시기의 혁명과 스탈린의 ‘위로부터의 혁명’ 사이에 연속성이 있다고 봅니다. 1920년대의 신경제정책 이후에도 급격한 공업화, 농업집단화, 문화혁명이 사회를 다시 뒤흔들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연속성이란 스탈린의 정책이 1917년의 이상을 그대로 실현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정책과 갈등이 새 체제를 만들어가는 같은 역사적 과정에 속한다는 해석입니다.

이 관점에서 대숙청은 혁명 지도자들과 사회를 소진시킨 마지막 격변입니다. 그렇다고 혁명의 끝이 곧 그 영향의 끝인 것은 아닙니다. 혁명은 소련의 제도와 국제 사회주의 운동에 흔적을 남겼고, 이후에도 기억과 해석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격변이 일어난 기간과 그 유산이 지속되는 시간을 구분하면 혁명을 더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1. 12~14쪽

    혁명의 시작과 끝을 정하는 문제

    1917년 정권 교체와 내전, 스탈린의 변혁 가운데 어디까지를 혁명으로 볼지 질문합니다.

  2. 15~17쪽

    1917년부터 대숙청까지의 연속성

    구체제의 몰락부터 새 체제의 공고화까지를 하나의 격변으로 읽는 저자의 기준을 설명합니다.

  3. 302~305쪽

    혁명이 끝난 뒤에도 남는 유산

    혁명이 제도와 국제정치에 남긴 영향, 역사와 정치적 기억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살핍니다.

혁명의 기간은 구체제가 몰락하고 신체제가 공고화되는 사이에 나타나는 격변과 불안정성의 시기와 거의 동일하다.
— 『러시아혁명』, 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