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리겐치아: 출세의 기회와 계급 해방의 차이
평등을 내세운 혁명은 왜 새로운 엘리트를 만들었을까?
쉴라 피츠패트릭 『러시아혁명』에서 대답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옛 엘리트를 몰아내는 일과 모든 사람이 동등한 권한을 갖는 일은 달랐기 때문입니다. 스탈린 시기에는 젊은 노동자와 공산당원이 교육과 승진의 기회를 얻어 새로운 관리·전문직 엘리트가 되었습니다. 이들에게 혁명은 실제로 삶을 바꾸는 기회였습니다. 그러나 다수 노동자의 생활은 악화됐고, 체제는 새로운 엘리트의 특권과 임금 격차를 받아들였습니다. 일부 노동자의 출세를 노동계급 전체의 해방과 같은 것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이 책에서 문화혁명은 옛 지식인과 부르주아적 가치, 특권에 맞선 투쟁인 동시에 당의 문화 통제를 확립하는 운동입니다. 젊은 노동자와 공산당원이 행정직과 전문직으로 올라갈 길이 열렸습니다. 상위 교육기관에 진학해 공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이후 정치 엘리트의 핵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변화는 실제 사회적 상승의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승진한 사람들에게는 노동자가 국가의 주인이 된다는 약속이 실현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기 다수 노동자의 실질임금과 생활수준은 내려갔고, 노동조합이 경영진과 협상해 노동자의 이해를 지킬 능력도 약해졌습니다. 노동자 출신 관리가 늘어난 사실과 현장의 노동자가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사실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스탈린은 체제가 길러낸 새로운 인텔리겐치아를 충성스럽고 믿을 만한 기반으로 보았습니다. 이후에는 전문가의 봉급과 성과에 따른 임금 차이가 확대됐고, 위계와 엘리트의 특권도 수용됐습니다. 저자는 혁명에 대한 평가가 사회적 위치에 따라 달랐음을 보여줍니다. 누가 올라갈 수 있었는지뿐 아니라 올라가지 못한 사람의 권리와 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함께 물어야 합니다.
254~256쪽
문화혁명과 새로운 엘리트의 길
옛 지식인에 대한 투쟁과 당의 통제, 젊은 세대의 상승 욕구가 겹친 운동을 설명합니다.
260~262쪽
교육·승진의 기회와 노동자의 생활
노동자 출신의 사회적 상승과 다수 노동자의 생활 악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모습을 읽습니다.
279~283쪽
새 인텔리겐치아와 특권의 수용
체제의 사회적 기반이 달라지고 위계와 물질적 격차가 정당화되는 과정을 살핍니다.
그 자리를 체제가 스스로 길러낸 ‘지도적 간부와 전문가’가 대체했다.— 『러시아혁명』, 27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