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가족: 안부와 기억을 이어주는 사진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에게 사진은 어떤 힘이 될까?
미리내 『보통이 아닌 날들』에서 대답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사진은 떨어져 있는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고, 만나지 못하는 동안 서로를 이어주는 힘이 됩니다. 황보강자는 한국의 고향집에서 일본에 사는 자기 가족의 앨범을 발견하며 조국과의 인연을 실감했습니다. 사진을 보내는 가족과 받아 간직하는 가족의 관계가 국경을 넘어 이어진 것입니다. 사진은 떠나온 사람의 기억을 지탱하지만, 모든 이주 가족에게 같은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황보강자가 1972년 처음 한국을 찾았을 때, 아버지의 고향집 다락방에는 부모의 결혼부터 자녀의 출생과 졸업까지 담긴 앨범이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조선인임을 부정하고 싶어 했던 그는 이 앨범을 통해 자신이 다른 곳의 가족과 연결되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앨범은 한 집안의 기록이면서 서로 떨어져 살아온 가족의 관계를 보여주었습니다.
사진의 의미는 찍는 순간에만 생기지 않습니다. 하기와라 히로코는 사진을 볼 사람에게 보여줄 때 의미가 성립한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황보강자의 아버지는 사진관에서 찍거나 직접 촬영한 사진을 한국의 친척에게 보냈습니다. 만난 적 없는 가족도 사진을 통해 서로의 성장을 알고 안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받은 사진은 힘든 생활을 견디게 하는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황보강자는 아버지가 고향 가족의 사진을 보며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고,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도 떨어진 가족의 사진을 품고 힘든 시간을 이겨낸다고 전합니다. 다만 책은 아이누나 피차별부락 여성에게 사진이 갖는 관계는 다를 수 있다고 짚습니다. 사진의 힘은 각자가 누구와 어떻게 헤어졌는지 함께 볼 때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16~19쪽
고향집에서 발견한 일본 가족의 앨범
국경 너머에서 소중히 보관한 앨범이 황보강자의 정체성을 바꾸는 계기가 됩니다.
266~268쪽
보여줄 사람을 향해 찍은 사진
고향에 안부를 전하는 사진과 서로 만나지 못한 가족의 소통을 설명합니다.
269~270쪽
사진을 버팀목으로 삼는 사람들
고향 가족과 떨어진 아버지와 아이들의 사례를 통해 사진이 지닌 정서적 힘을 읽습니다.
가족사진 덕분에 만난 적 없는 가족이 서로의 소식을 알게 됐지요.— 『보통이 아닌 날들』, 26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