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진: 찍힌 모습과 프레임 밖의 삶
가족사진에는 가족의 진실이 모두 담겨 있을까?
미리내 『보통이 아닌 날들』에서 대답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가족사진은 실제로 있었던 순간을 남기지만, 가족의 삶 전체를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보통이 아닌 날들』의 여성들은 사진에 찍힌 모습과 그 바깥의 이야기를 함께 전합니다. 고향의 가족을 안심시키려고 찍은 사진에는 고된 노동이나 차별이 드러나지 않기도 합니다. 사진의 소중함을 인정하면서도 누가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찍었는지, 무엇을 찍지 않았는지 물어야 합니다.
황보강자는 어머니가 남긴 사진 속 가족들이 행복해 보였지만,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멸시받던 삶은 보이지 않았다고 회고합니다. 사진은 가족을 기억하고 연결하는 자료인 동시에,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고르는 행위입니다. 사진 속 미소만으로 그 가족의 생활이 평온했다고 단정하면 당사자가 견뎌온 시간을 놓치게 됩니다.
하기와라 히로코와의 대화에서 황보강자는 먼지투성이로 페인트칠하던 아버지나 비좁은 개수대에서 일하던 어머니의 사진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고향에 보내는 사진에는 잘 지내고 있다는 모습을 담고 싶었습니다. 이 선택을 단순한 거짓말로 볼 수는 없습니다. 떨어진 가족을 배려하고 스스로 바라는 삶을 표현하는 일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책은 사진을 버리고 글만 믿자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진에 찍히지 않은 것을 당사자의 글과 대화로 드러냅니다. 가족의 갈등, 감춰진 뿌리, 이주의 사정을 함께 읽으면 같은 사진도 다르게 보입니다. 사진이 남긴 사실과 사진이 비워둔 맥락을 나란히 살피는 것이 가족사를 이해하는 출발점입니다.
16~18쪽
행복한 사진과 드러나지 않은 차별
황보강자가 어머니의 사진을 통해 여성들의 개인사를 엮게 된 계기를 설명합니다.
267~269쪽
고향에 보내지 않은 노동의 모습
가족을 안심시키려는 목적이 무엇을 찍고 보여줄지에 영향을 주었음을 확인합니다.
270~272쪽
사진이 드러내고 감추는 진실
하기와라 히로코와의 인터뷰에서 사진 밖의 고통과 이를 전하는 글의 필요성을 살핍니다.
사진은 진실을 찍을 뿐 아니라 진실을 감추기도 한다는 점이 사진론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합니다.— 『보통이 아닌 날들』, 27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