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인: 세대의 경험과 도시가 만드는 정체성
홍콩인은 왜 자신을 중국 사람이 아니라 홍콩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됐을까?
전명윤 『리멤버 홍콩』에서 대답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책은 정체성을 국적 하나로 설명하지 않고, 도시에서 살아온 역사와 세대별 경험을 함께 봅니다. 중국에서 피난 온 사람들에게 홍콩은 떠나온 고향과 이어진 곳이었지만, 그곳에서 태어난 젊은 세대에게는 자기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자치의 불안과 민주화운동의 경험도 홍콩인이라는 의식을 강화했습니다. 다만 모든 시민이 같은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며, 한 가족 안에서도 중국과 홍콩을 바라보는 태도는 달랐습니다.
전명윤은 홍콩을 중국의 내전과 공산화 과정에서 사람들이 몰려온 실향민의 도시로 설명합니다.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가진 부모 세대와 홍콩에서 태어나 성장한 자녀 세대는 이 도시를 다르게 인식합니다. 책에 소개된 2019년 조사는 젊은 세대에서 중국인이라는 응답이 적었음을 보여주지만, 그 수치를 오늘의 모든 홍콩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홍콩의 정체성이 처음부터 중국 문화와 단절되어 있던 것은 아닙니다. 책은 문화혁명기에 본토에서 훼손된 전통을 홍콩이 보존하고 영화와 대중문화로 발전시킨 과정을 소개합니다. 중국 문화의 계승자라는 자부심과 중국 정부의 통치에 대한 반감은 함께 존재할 수 있습니다. 문화적 뿌리와 정치적 소속을 같은 문제로 취급하면 이 관계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우산혁명을 경험한 메이는 텐트촌에서 ‘우리가 우리의 홍콩을 지켜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자신을 홍콩인으로 생각하게 되었다고 전합니다. 웡 씨 가족의 세대별 갈등도 정체성이 생활과 정치적 경험 속에서 바뀜을 보여줍니다. 누구나 참여를 통해 똑같이 변한 것은 아니지만, 공동체를 경험하는 일이 자기 도시를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36~39쪽
피난민의 도시와 세대별 정체성
홍콩에 정착한 사람들의 역사와 그곳에서 태어난 세대의 차이를 설명합니다.
55~58쪽
중국 전통을 계승한 홍콩의 문화
본토와 구별되는 정치적 경험이 중국 문화와의 단절을 뜻하지 않음을 살핍니다.
150~153쪽
우산혁명에서 경험한 공동체
메이의 이야기를 통해 홍콩인이라는 의식이 시민운동의 경험에서 형성되는 과정을 읽습니다.
그럼에도 두 계층 모두 홍콩의 법적 지위가 불안하다고 느낀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리멤버 홍콩』, 3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