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람들은 왜 천안문 사건을 자신들의 일로 기억했을까?

전명윤 『리멤버 홍콩』에서 대답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천안문 사건은 홍콩 사람들에게 이웃의 비극인 동시에, 중국에 반환될 자기 도시의 미래를 묻게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책은 홍콩 시민들이 베이징의 민주화 요구를 지원했고, 1989년의 유혈 진압 뒤 큰 충격과 불안을 겪었다고 전합니다. 2019년의 추모 집회에서는 희생자를 잊지 않겠다는 외침과 송환법 반대 요구가 함께 나왔습니다. 기억은 과거를 애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지금의 자유를 지키려는 행동과 연결되었습니다.

1989년 당시 홍콩은 중국 반환을 8년 앞두고 있었습니다. 시민들은 천안문광장의 시위대에 물품과 자금을 보내며 민주화 요구를 지지했습니다. 베이징의 학생들이 성공하면 자신들도 권위주의적 통치 아래 살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유혈 진압은 그 기대를 무너뜨리고, 남을지 떠날지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 고민하게 했습니다.

전명윤이 기록한 웡 씨 가족의 대화에서 충격은 세대별로 다르게 표현됩니다. 반환을 당연하게 여기던 할아버지와 미래를 불안해하던 아들은 같은 뉴스를 보면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사건을 기억하는 일이 반드시 하나의 정치적 입장을 만든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국가의 폭력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경험이 시민의 삶에 깊이 남았습니다.

저자는 2019년 빅토리아공원의 추모 집회에서 천안문 유가족의 증언을 듣고, ‘잊지 않겠다’는 외침이 송환법 반대 요구와 만나는 장면을 전합니다. 책의 끝에서는 2019년 홍콩이 광주를 기억하고, 2021년 다른 저항자들이 홍콩의 경험을 떠올리는 연결을 짚습니다. 서로의 역사를 똑같은 사건으로 만들기보다, 다른 곳의 고통과 자유의 요구에 응답하는 관계가 기억을 이어갑니다.

  1. 82~84쪽

    천안문을 지켜보던 홍콩의 시민들

    시위 지원과 유혈 진압의 충격, 반환을 앞둔 시민들의 불안을 전합니다.

  2. 208~210쪽

    추모 집회에서 만난 반송중의 외침

    2019년 빅토리아공원에서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요구가 연결되는 현장을 기록합니다.

  3. 304~306쪽

    광주와 홍콩, 다른 저항자들을 잇는 기억

    책의 마무리에서 홍콩의 경험이 다른 곳의 민주주의 요구에 전달되는 의미를 살핍니다.

이 책이 세상의 모든 압제에 저항하는 이들을 이을 수 있는 작은 끈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 『리멤버 홍콩』, 30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