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부정론은 왜 한일 양국에서 함께 자라났을까?

조경희 『낯선 집』에서 대답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한쪽이 다른 쪽을 단순히 따라 했다기보다, 식민지배와 전후 책임을 다시 쓰려는 역사수정주의가 이주·젠더 평등 같은 사회 변화에 대한 백래시와 결합한 동시대의 산물로 나란히 자라났다고 보는 것이 『낯선 집』의 관점입니다. 책은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과 일본회의,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역사전쟁, 재특회의 헤이트스피치, 그리고 『반일종족주의』가 보여준 한국의 역사부정을 한 흐름에 놓습니다. 이들은 노골적인 정치 용어 대신 아름다움·전통·긍지처럼 듣기 편하고 반박하기 어려운 말을 사용해 기존의 우위 질서를 지키려 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본회의는 활동 목적을 아름다운 전통의 중시, 도덕적 교육 환경, 나라의 안전과 세계 평화 같은 말로 설명합니다. ‘천황제’나 ‘개헌’처럼 입장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용어 대신 ‘아름다운 일본’, ‘긍지 높은 나라 만들기’ 같은 표현을 앞세웁니다.

이 언어 전략은 배외주의의 ‘정상화’와 같은 구조를 가집니다. 역사부정과 혐오발언은 서로 다른 현상이 아니라, 반박하기 어려운 일상의 말로 정치적 주장을 정상화한다는 점에서 이어집니다.

한국에서는 『반일종족주의』가 ‘우리 안의 역사부정’이자 자기부정의 형태로 분석됩니다. 일본의 역사부정만 비판하는 방식으로는 한국 내부에서 자란 부정론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질문의 출발점입니다.

  1. 99~121쪽

    일본회의와 역사수정주의

    전후 책임과 평등의 진전을 되돌리려는 운동이 ‘아름다운 전통’과 ‘긍지’의 언어를 선택한 과정을 추적합니다.

  2. 123~145쪽

    혐오가 역사부정과 만나는 자리

    재특회의 배외주의와 식민지 책임 부정이 서로를 강화하며 일상의 정치 언어가 되는 흐름을 살핍니다.

  3. 147~165쪽

    한국 내부의 자기부정

    『반일종족주의』를 일본 역사부정의 단순한 수입이 아니라 한국 내부의 조건에서 자란 자기부정의 형태로 분석합니다.

이들은 종교적인 내용은 물론 ‘천황제’나 ‘개헌’ 같은 노골적인 정치 용어를 지양하고, ‘아름다운 일본’, ‘전통문화’, ‘긍지 높은 나라 만들기’ 같은 추상적이고 듣기 편한 단어를 사용한다.
— 『낯선 집』, 11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