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 사진 속 삶에서 읽는 전쟁과 이주
가족의 앨범으로 전쟁과 이주의 역사를 읽을 수 있을까?
미리내 『보통이 아닌 날들』에서 대답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가족사진을 당사자의 이야기와 역사적 사건에 연결하면 읽을 수 있습니다. 아라가키 야쓰코의 가족사는 필리핀에서의 전쟁과 일본 송환을, 구 티 고쿠 트린의 사진은 베트남을 떠난 부모와 말레이시아 난민 캠프의 생활을 전합니다. 책 뒤의 연표는 사회적 사건과 가족의 탄생·이주를 나란히 놓습니다. 개인사를 역사에 덧붙이는 데 그치지 않고, 큰 사건이 실제 삶에 남긴 흔적을 살피게 합니다.
아라가키 야쓰코는 필리핀인 어머니와 오키나와 출신 아버지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전쟁 중 가족은 집단 자결의 현장에서 가까스로 도망쳤고, 패전 뒤 어머니는 아버지와 함께 일본으로 향했습니다. 그 선택에는 오키나와에 있던 장녀를 만나려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가족사를 읽으면 전쟁과 송환이 국가 사이의 사건인 동시에 헤어진 자녀를 찾아가는 문제였음을 알게 됩니다.
구 티 고쿠 트린은 부모가 베트남을 떠나 구조된 뒤 머문 말레이시아 난민 캠프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생활비를 줄여 아이의 성장 사진을 남겼습니다. 사진 속 어머니에게 미소가 없었던 것은 배고픔 때문이었지만, 딸은 그 사진에서 가족이 서로를 지키려 한 마음을 읽습니다. 사진을 행복과 불행의 표정만으로 분류하면 이런 돌봄을 놓치게 됩니다.
책의 역사 연표는 전쟁과 제도 변화 옆에 필자들의 가족 사건을 함께 적습니다. 1945년의 전쟁 종결과 송환, 아라가키 가족의 이동이 한 시간의 흐름 안에 놓입니다. 사진과 증언을 연표에 대조하면 개인의 선택을 당시의 조건 안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족의 경험을 전쟁과 난민의 모든 경험으로 일반화하기보다, 서로 다른 경로를 비교하며 읽어야 합니다.
223~230쪽
필리핀에서 오키나와로 이어진 가족사
아라가키 야쓰코의 글에서 전쟁과 송환, 가족의 재회를 향한 선택을 살핍니다.
257~264쪽
난민 캠프에서 남긴 성장 사진
구 티 고쿠 트린이 부모의 이동과 사진에 담긴 돌봄을 돌아봅니다.
284~287쪽
사회적 사건과 가족사를 나란히 놓은 연표
전쟁과 송환의 역사에 가족의 이동과 탄생을 연결해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합니다.
서로를 배려하던 당시의 가족사진은 미소는 없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보통이 아닌 날들』, 26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