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주의: 시험 경쟁과 서로 다른 출발 조건
시험 점수로 경쟁하면 정말 공정해질까?
김동춘 『고통에 응답하지 않는 정치』에서 대답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같은 시험을 치른다고 해서 시험을 준비하는 조건까지 같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김동춘은 국가가 교육을 관리하면서도 비용을 가족과 시장에 맡기는 구조에 주목합니다. 가족이 구매할 수 있는 교육의 차이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시험 점수가 사람의 가치와 권리를 가르는 기준이 되면 형식적인 공정성만으로는 불평등을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공교육에는 함께 살아갈 시민을 기르고 사회에 필요한 지식과 능력을 넓히는 목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이 상위 학교와 안정된 일자리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좁아지면, 다른 사람보다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는 경쟁이 중심이 됩니다. 저자는 교육의 공적인 목표보다 개인과 가족의 지위 상승이라는 목표가 앞서는 문제를 살핍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시간과 환경, 사교육에 쓸 수 있는 비용은 가족마다 다릅니다. 책은 국가가 교육 과정과 학교를 통제하면서 공급과 비용 부담을 시장과 가족에 의존하는 구조를 분석합니다. 같은 평가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그 기준에 도달할 자원이 불균등하게 주어진다면 결과를 오직 개인의 능력과 노력으로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노력을 인정하는 일과 시험 결과로 사람의 존엄을 서열화하는 일은 구분해야 합니다. 저자는 교육 경쟁이 사회의 다른 영역으로 이어지면서 낮은 학력이나 낮은 점수를 가진 사람의 노동과 삶을 낮게 평가하는 문제를 짚습니다. 교육의 공정성을 묻는 일은 평가 방식뿐 아니라 배울 기회와 비용 부담, 교육 이후의 삶이 어떻게 보장되는지 함께 살피는 일입니다.
162~166쪽
공교육의 목표와 가족의 교육비 부담
교육의 공적 목표와 사적 지위 상승의 목표를 구분하고, 국가 통제와 시장 공급 및 가족 부담이 결합한 교육 체제를 설명합니다.
171~175쪽
시험능력주의와 교육 경쟁의 고통
점수 중심의 교육과 사교육 경쟁이 학생과 가족에게 주는 부담을 살피며 교육이 지위재가 되는 문제를 분석합니다.
202~204쪽
교육 경쟁과 노동에 대한 차별
시험능력주의가 노동에 대한 차별과 연결되는 방식을 살피며 가족의 교육 투자와 학벌이 사회적 지위를 재생산하는 문제를 짚습니다.
즉 교육은 국가가 관장하되 비용은 개인이 부담한다.— 『고통에 응답하지 않는 정치』, 16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