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재생산: 삶을 지속시키는 조건과 부담
교육·주거·돌봄은 왜 가족의 부담이 되었을까?
김동춘 『고통에 응답하지 않는 정치』에서 대답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사람이 살아가고 다음 세대를 돌보는 데 필요한 조건을 사회가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김동춘은 교육·주거·돌봄을 개인의 선택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회적 재생산의 문제로 봅니다. 필요한 서비스를 시장에서 구매하고 가족 안에서 해결하도록 맡기면, 소득과 자산에 따라 삶의 조건이 달라지고 돌봄의 부담도 불균등하게 배분됩니다.
사회적 재생산은 단순히 자녀를 낳고 기르는 일을 뜻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생존하고 존엄을 지키며 사회의 구성원으로 활동할 능력을 갖추는 과정까지 포함합니다. 주거와 교육, 건강과 돌봄은 이 과정의 조건이므로 개인이 노력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만 다루기 어렵습니다.
저자는 한국에서 교육과 주택이 삶의 기반인 동시에 가족의 지위를 지키는 투자 수단으로 작동해왔다고 설명합니다. 공적인 보장이 부족하면 가족은 더 많은 비용을 들여 교육을 구매하고 주택을 확보하려 합니다. 이 경쟁에서는 이미 가진 자원이 많은 가족이 유리하며, 불안정한 일자리에 놓인 사람과 가족은 필요한 비용을 감당하기도 어렵습니다.
가족이 맡는 부담은 가족 구성원에게 똑같이 나뉘지 않습니다. 책은 남성을 생계부양자로, 여성을 돌봄과 자녀 교육의 담당자로 보는 가족 모델이 산업화 과정에서 굳어진 점을 짚습니다. 여성의 경제 활동이 늘어도 이런 역할 배분이 남으면 부담은 겹칩니다. 저자는 가족의 희생에 기대는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주거·돌봄을 사회가 함께 보장할 조건을 묻습니다.
37~42쪽
삶을 지속시키는 사회적 재생산
생존과 존엄, 사회적 활동 능력을 유지하는 과정을 설명하며 사회적 재생산을 개인적 활동이 아닌 집합적 과정으로 정의합니다.
207~210쪽
교육과 주택이 가족의 투자 수단이 되는 구조
교육·주거·노동의 문제가 연결되는 방식과 시장 및 가족에 의존하는 복지의 한계를 분석합니다.
211~212쪽
가족 안에서 불균등하게 나뉘는 부담
남성 생계부양자와 여성 돌봄 담당자를 전제한 가족 모델이 변화한 현실과 충돌하는 문제를 살핍니다.
사회적 재생산은 개인적 활동이 아니라 집합적이고 구조화된 과정이다.— 『고통에 응답하지 않는 정치』, 4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