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벽화: 상징을 나누는 공동체의 생존
인류는 언제부터, 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까?
김상태 『우리가 처음 사피엔스였을 때』에서 대답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그림의 뿌리인 상징은 약 10만 년 전 무렵부터 나타났고, 현재 확인된 가장 오래된 벽화들은 적어도 약 4만~4만 5천 년 전 무렵에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그림은 먹고사는 일과 무관한 장식으로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처음 사피엔스였을 때』는 빙하기처럼 개인의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집단이 감정과 정보를 나누는 과정에 주목합니다. 그림·음악·몸짓에 담긴 상징은 공동체가 서로를 이해하고 결속하게 하는 새로운 생존 수단이었습니다.
동굴벽화 주변에서 등잔과 뼈피리가 함께 발견되는 경우는 이미지와 소리, 빛이 하나의 공동 경험을 이루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예술은 한 명의 천재가 남긴 작품이기 전에 여러 사람이 같은 이야기를 공유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최초의 미술 작품’을 찾는 것보다 중요한 질문은 상징을 읽고 함께 사용하는 능력이 인간의 행동을 어떻게 바꾸었는가입니다. 책은 예술과 기술을 떼어놓지 않고, 둘 다 보이지 않는 것을 현실로 만드는 능력으로 읽습니다.
50~57쪽
술라웨시 벽화가 바꾼 예술의 지도
인도네시아의 오래된 벽화는 예술이 유럽 한곳에서 시작해 퍼졌다는 익숙한 서사를 수정하게 합니다.
58~64쪽
상징을 공유하는 집단
동굴의 그림을 눈앞에 없는 존재와 사건을 공동체 안에서 공유하게 한 상징 체계로 읽습니다.
65~72쪽
소리와 몸짓이 만든 공동 경험
뼈피리와 음악의 흔적을 통해 예술이 감정과 기억을 함께 나누는 생존 방식이었을 가능성을 살핍니다.
수백 만 년에 걸쳐 진화한 인간의 인지능력이 마침내 상징이라는 새로운 생존 수단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처음 사피엔스였을 때』, 6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