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억압과 책임 없는 호응의 결합
중국공산당의 장기 집권은 억압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브루스 J. 딕슨 『당과 인민』에서 대답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억압은 중요한 수단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브루스 J. 딕슨의 답입니다. 중국공산당은 정부와 사회에 뻗어 있는 조직을 통해 권력을 통제하는 동시에, 경제 발전의 성과를 내세우고 시민의 일부 요구에 호응해왔습니다. 다만 요구를 받아들이는 일과 시민에게 권력자를 교체하거나 책임을 물을 권리를 보장하는 일은 다릅니다. 책은 이 결합을 ‘책임 없는 호응’으로 설명합니다.
책의 첫 장면은 2011년 광둥성 우칸에서 벌어진 토지 보상 시위입니다. 지방 지도자에게 외면당한 주민들의 요구를 성급 지도부가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선거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딕슨은 이 사건을 민주화의 시작으로만 읽지 않습니다. 일부 요구를 수용하고 문제를 일으킨 지방 관리와 거리를 두는 대응은 주민의 불만을 줄이면서 당의 권력을 다시 확립하는 방식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지도자 한 사람의 힘만이 아닙니다. 당은 주요 인사와 정책을 결정하고, 정부와 입법부의 활동을 연결하며, 기업·학교·생활 공간에 자리한 조직을 통해 사회의 움직임을 파악합니다. 딕슨은 억압을 이 통치 구조가 사용하는 여러 도구 가운데 하나로 봅니다. 시민의 참여도 모두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당의 권위에 대한 도전인지에 따라 장려하거나 용인하거나 억제합니다.
호응이 있다는 사실이 정치적 자유를 보장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정책을 바꾸거나 관리를 문책할지 결정하는 권한은 여전히 당에 있습니다. 책은 마오쩌둥 이후 통치 방식의 변화와 함께 시진핑 시기에 강화된 정치적 통제도 짚습니다. 장기 집권의 이유를 이해하려면 어떤 요구를 받아들이는지와 어떤 권리는 허용하지 않는지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10~12쪽
우칸 시위와 당의 권력 재확립
토지 문제에 대한 주민의 항의가 일부 양보로 이어졌지만, 그것이 당의 권력 독점을 바꾸지는 않은 과정을 살핍니다.
15~17쪽
호응과 책임은 어떻게 다른가
여론에 반응하는 통치와 시민이 지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를 구분합니다.
50~61쪽
정부와 사회를 연결하는 당의 조직
인사와 정책, 사회 곳곳의 조직을 통해 당이 주도적 지위를 유지하는 구조와 그 변화를 설명합니다.
당은 대중에게 호응하지만, 언제나 선택적으로 그리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호응한다.— 『당과 인민』, 16쪽